[월간 기독교사상] 퓨전 웨슬리
월간 기독교사상 2012년 1월호
퓨전 웨슬리 각각의 장들은 웨슬리의 <찬송시>로 시작하면서 3-7개의 소제목들로 구성되어져 있다. 각 장의 소제목 안에는 크게 3개의 꼭지, ‘설교’ ‘함께 나눔’ ‘일기/편지’로 이루어져 있다. ‘설교’는 웨슬리의 신앙과 신학의 핵심을 담고 있는 부분 중에서 선택되었고, ‘함께 나눔’ 코너는 독자들이 개인묵상이나 소그룹 토의의 소재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저자가 짧은 글을 직접 썼다. 그리고 ‘일기/편지’들은 웨슬리의 인간적인 향취나 역사적인 상황을 독자들이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존 웨슬리는 많은 글들을 후대에게 남겼다. 그러나 그는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책을 저술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신학은 주로 설교와 일기, 편지, 찬송시를 통하여 체계적으로 구성된다. 웨슬리의 글들은 적은 분량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 권의 책들로 출판되었지만, 일반적으로 설교는 설교집으로, 일기는 저널로 각각 독립적인 단행본으로 출판되었다. 웨슬리의 다양한 글들을 한 권의 책 안에 담아낸다는 것은 웨슬리의 신학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요구한다. 웨슬리 신학에 대한 저자의 깊은 통찰력이 다양한 웨슬리의 글들을 독자들의 한 손 안에 들어올 수 있는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주었다. 웨슬리의 설교, 일기, 편지, 찬송시들은 각각의 고유한 맛과 향을 지니고 있다. 저자가 지적하고 있듯이 웨슬리의 설교는 한 편의 소논문과 같이 딱딱하거나 장황스러운 것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저자는 웨슬리의 많은 설교 중에서 그의 신앙과 신학을 담고 있는 핵심적인 설교들을 쉬우면서도 이 시대의 언어로 풀어 놓는다. 설교에는 메시지와 신학이 담겨 있지만 삶의 실존적인 맛이 진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웨슬리의 일기와 편지 안에는 사람 냄새가 나는 고백이 담겨져 있기 때문에 설교와는 다른 맛을 자아낸다. 찬송시에는 하나님께 올리는 찬양의 깊은 맛이 느껴진다. 결국 저자는 이 한 권의 책 속에 웨슬리의 설교, 일기, 편지, 찬송시를 모두 담아냄으로 퓨전 웨슬리를 요리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웨슬리의 다양한 맛을 직접 맛보게 한다. 찬송시, 설교, 일기, 편지들이 자아내는 다양한 맛들은 저자의 탁월한 요리에 의하여 분리되지 않고 조화를 창출한다. 예를 들어서 “3장: 세상을 변화시키는 제자의 삶”에 있는 ‘너희는 세상의 소금과 빛이니’라는 소제목의 글에서 저자는 ‘산상설교 IV’라는 웨슬리의 설교로부터 기독교는 본질적으로 사회적 종교이므로 사회를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고, 예수님께서 강조하시는 중요한 덕은 사회관계를 떠나서는 성립할 수 없는 것이라는 웨슬리의 사회적인 메시지를 뽑아낸다. 이 말씀에 대한 ‘함께 나눔’ 코너에서 저자는 그리스도인의 존재의미는 세상에 살지만 세상에 속하지 않는 삶, 함께 살고 있지만 구별된 삶으로, 세상의 가치관이나 풍조를 거스르며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저자가 뽑아 준 웨슬리의 찬송시 중에서 “오 갇힌 자들의 탄식/당신 앞에 향이 되게 하소서/당신께서 가까이 계심을 느끼고 있다면/저들로 울게 하소서/ 그 겸허한 울음이 하늘을 뚫게 하소서”(198쪽)와 같은 내용을 통하여 독자들은 시인 웨슬리를 만날 수 있다. 또한 “우리는 ‘완전한 데로 나아갈지니라’(히 6:2)라는 말씀대로 우리의 모든 죄, 곧 자만, 고집, 분노, 불신앙 등으로부터의 온전한 구원을 위하여 완전한 성화를 바라고 있습니다.”(65쪽)와 같은 ‘설교’를 통하여 독자들은 설교자이면서 신학자인 웨슬리를 만날 수 있고, “구원은 하나님에 의하여 주도되어 인간의 응답에 의해 이루어지는 은총의 사건으로 현재적이면서 동시에 미래적이며, 즉각적이면서 동시에 점진적인 사건입니다.”와 같은 저자의 ‘함께 나눔’을 통하여, 독자들은 정리된 웨슬리, 21세기의 웨슬리를 만날 수도 있다. 한편 “사랑하는 아내 몰리…, 당신과 나 사이에 7년 이상 끌어온 마찰의 원인이 바로 이것이요. 아직 끝나지 않았소. … 그것에 대해선 미안하지만 나로선 어쩔 수 없다오.”(217쪽) 이러한 웨슬리의 편지들을 통하여 독자들은 한 아내의 남편인 웨슬리를 만날 수 있으며, “아메리카로 다른 사람을 회개시키려고 갔던 나 자신이 실은 하나님께 온전히 회개하지 못하고 있었다.”(42쪽) “설교를 두어라. 네 자신이 믿음이 없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설교를 할 수 있는가? 라는 생각이 갑작스럽게 나의 마음을 때렸다.”(50쪽) 이러한 일기들을 통하여 독자들은 인간 웨슬리, 흔들리는 웨슬리를 맛볼 수도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이 웨슬리를 요리하는 요리사가 되려고 하기보다는, 독자들이 직접 웨슬리의 글을 읽고, 묵상하고, 실천하는 웨슬리의 요리사가 되도록 초청한다. 저자는 “일반 교인들이 존 웨슬리의 글을 직접 접하고 그것을 삶 속에서 묵상하고 실천하도록”(8쪽) 돕기 위함이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라고 고백한다. 저자 자신의 글쓰기는 “함께 나눔”이라는 짧은 코너로 제한하고 있고, 책의 대부분의 내용은 웨슬리의 글들을 쉬운 말로 번역한 글들이다. 그러면서도 웨슬리의 핵심적인 사상인 칭의/성화/완전에 대한 그의 핵심적인 글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은 독자들로 하여금 주체적으로 웨슬리를 읽고, 맛보고, 느끼고, 삶에 적용하게 만든다. 이 책이 널리 읽혀져서 많은 한국 기독교인들이 주체적으로 신앙과 영성을 심화시키고, 개인적 성화와 사회적 성화를 조화시켜서 하나님의 나라를 일구어 가는 일꾼들로 거듭나게 되기를 소망하여 본다. 이찬석/ 교수는 감리교신학대학교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드류(Drew)대학교에서 조직신학전공으로 박사학위(Ph. D.)를 받았다. 남서울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협성대학교 신학부 조직신학교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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