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어린시절 자신이 심은 느티나무 묘목이 200여 명에게 그늘을 내어 줄 수 있는 거목으로 성장한 이야기를 했다.“ 나무는 학교를 안 다닌다. 학원도 안 다닌다. 그러나 놀랍게도 어렸을 때 느티나무가 저렇게 커서까지 느티나무다. 한국의 부모들과 어른들은 소나무가 좋다고 하면 모든 아이들이 소나무가 되기 를 바란다. 그러나 참나무가 될 사람은 참나무로, 팽나무가 될 사람은 팽나무로 소중히 잘 키우면 된다.”
김용택 선생은 어린시절 늘 65점을 맞았던 이야기도 했다.“ 초등학교 1학년 첫 시험을 보면 인생이 줄을 서있다. 100점 맞은 이웃집 아이 때문에 엄마는 나를 싫어한다. 그래서는 안 된다. 나는 65점이 다였지만 한 번도 기죽어 본 적이 없다. 내 것을 사랑해야 한다. 남의 것을 사랑하면 그만큼 불행한 일이 없다. 어른들은 100점 맞은 아이만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모두 각자 나름대로 사는 거다. 절대 참나무가 소나무가 되려고 해서는 안 된다.”며 각자가 가진 자질을 공부 100점이라는 획일화된 잣대를 위해 버리거나 맞춰 살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평생 농사만 짓고 산 부모님 이야기도 했다. 어머니가 삶을 통해 가르쳐 준 것이 김용택 선생의 평생 밑거름이 된다는 얘기다.
“우리 어머니는 학교를 안다녔어. 글자를 몰라. 그런데 놀랍게도 밥을 잘해. 요즘 밥하는 건 아무것도 아녀. 가마솥에 불을 때서 하는 밥이 고, 양식이 귀한 때라 재료가 늘 쌀일 수는 없지. 떡도 잘해, 농사도 잘 지어. 죽어라 공부 안했는데 사는 데 아무 지장이 없어. 우리 어머니는 사는 게 공부였어. 여러분도 삶이 공부가 되어야 해.”
어머니가 잘 하는 말 중에 하나가“ 사람이 그러면 못 써.”라는 말도 했다.“ 세월호 때문에, 어른들의 생명보다 돈을 더욱 귀중히 여기는 이기심 때문에 생떼같은 너희들이 죽었어. 치가 떨려. 공부는 사람을 귀하게 여길 줄 아는 것이야. 그 생각을 실천하는 게 공부여. 나를 바꾸고, 내가 사는 세계를 바꾸는 게 공부여. 나를 바꿔서 나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공부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김용택 선생 자신은 신앙인이 아니지만“ 교회 다니는 사람도 말씀만 듣고 읽지 말고, 그 말씀대로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마지막으로 공부는 받아들이는 힘을 키우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결국“ 공부란 내 생각과 행동 즉 나를 바꾸어서 내가 사는 세계를 바꾸는 것이다. 그래서 공부는 새로워짐이다. 아까와 똑같으면 안 된다. 아까와 똑같으면 그건 신기한 거고, 달라져 있으면 신비로운 거다. 신비로운 사람으로 살기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날 행사는 한양대 교목실장 이천진 목사의 축도로 마무리 했다.
* 이 기사는 [주간기독교]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연경 기자의 허락을 얻어 전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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