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주 노동자가 네팔감리교회 감독이 되다

한국 이주 노동자가 네팔감리교회 감독이 되다

 

– 수먼 고우덤 목사 이야기 출판 … 감사예배 드려
– from Nepal Brahmin to Korean Pastor

네팔감리교회 수먼 고우덤 감독의 삶에 함께하신 하나님의 손길을 그려낸 'from Nepal Brahmin to Korean Pastor 수먼 고우덤' 출판감사예배가 10월 7일 감신대에서 열렸다. 예배를 마친 후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에 임하고 있다.
네팔감리교회 수먼 고우덤 감독의 삶에 함께하신 하나님의 손길을 그려낸 ‘from Nepal Brahmin to Korean Pastor
수먼 고우덤’ 출판감사예배가 10월 7일 감신대에서 열렸다. 예배를 마친 후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에 임하고 있다.
감사의 인사를 하는 첫 마디에서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하는 수먼 감독
감사의 인사를 하는 첫 마디에서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하는 수먼 감독

 

외국인 노동자로 한국에 건너와 가구공장과 유리공장 노동자로서 살던 네팔 힌두교 청년이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공부하고 대학원 과정을 마친 후 목사가 됐다. 더 나아가 목회학박사 학위까지 받고 선교사 신분이 돼 조국으로 돌아가 힌두교의 살얼음판에서 복음을 전했다. 그리고 마침내 네팔신학교 교수이자 네팔감리교회의 감독이 됐다. 단순한 나열이지만 그 시간 속에는 말로 다할 수 없는 역경과 고비가 있었을 것이다. 동시에 입술로 고백할 수 없는 감격과 감동도 많을 것이다. 그것들을 글로 표현해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정성으로 엮은 책의 출간을 감사하며 그와 함께했던 이들이 모여 출판감사예배를 드렸다.

10월 7일(화) 오후 1시 감신대(유경동 총장) 웨슬리세미나실에서는 네팔감리교회 수먼 고우덤 감독의 이야기를 엮은 《from Nepal Brahmin to Korean Pastor 수먼 고우덤》 출판감사예배가 있었다. 저자 수먼 감독을 비롯해 감신대 은사인 이덕주 교수(명예교수)와 그의 사역 후원자로 오랫동안 함께한 김종수 목사(세신교회 원로), 서후현 목사(예장백석 아성교회), 신태하 목사(보문제일교회), 박대일 목사(청량리교회), 안호선 목사(안산제일교회) 등이 참석해 설교와 축사, 격려사로 감동을 더했다. 기감 선교국에서도 태동화 총무가 참석해 축사와 함께 축도했으며 그밖에 수먼 감독과 인연을 맺은 여러 지인들이 함께하여 가슴벅찬 시간을 연출했다. 특별히 수먼 감독의 감신대 재학시절과 사역 기간에 든든한 후원자로 동행한 세신교회와 꽃재교회 성도들이 참석해 축하했다.

 

감사예배

축하감사예배는 전완 목사(만민교회)의 사회로 시작해 원영만 목사(양문교회)의 기도, 꽃재교회 선교부의 특송에 이어 김종수 목사(세신교회 원로)가 ‘하나님이 쓰시는 사람’(행 13:21~23)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설교하는 김종수 원로목사
설교하는 김종수 원로목사

 

김종수 목사는 신학교를 졸업한 후 개척하여 성장하는 과정에서 해외선교가 큰 역할을 했다며 특히 네팔에 교회와 목회자를 세우는 일에 매진했다고 소개했다. 여러 결실 중에서 귀한 열매로 맺힌 사람이 수먼 고우덤이라며 목회자가 되고 본국 감리교회의 감독까지 됐으니 진심으로 기쁘다고 감회를 전했다. 자신과 세신교회가 열심히 후원했지만 전적으로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라고 강조하면서 그의 이야기를 책으로 발간한 것에 관해 마음 다해 축하한다고 전했다.

본문의 이야기로 들어가 하나님이 쓰시는 사람은 몇 가지 주요한 특징이 있다며 네 가지를 언급했다. 우선적으로 하나님과의 관계가 중요하다며 하나님의 마음에서 떠나지 않으면 쓰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둘째로, 마음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을 바라보고 살아가면 하나님께 인정 받게 돼 쓰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셋째로, 하나님은 믿음의 사람을 사용하신다며 자기를 드러내지 않고 오직 하나님만을 드러내는 믿음의 모습이 되면 쓰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성령의 감동을 받은 사람이 하나님께 쓰임 받는다고 부연했다. 이런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하나님의 일에 귀하게 쓰임 받을 것이라며 이 날의 주인공인 수먼 고우덤을 비롯해 함께한 모든 이들이 그 주인공이 되길 축복한다는 말로 설교를 마쳤다.

이어 축사가 이어졌다. 가장 먼저 축사에 나선 서후현 목사(아성교회)는 자신을 예장백석 소속이라고 소개한 후 수먼 감독과 인연을 맺은지 28년 됐다고 언급했다. 백석 교단에서 품을 수 없었던 것이 안타까웠다며 감리교회와 함께해 오늘의 자리에까지 이르렀음을 축복한다고 덧붙였다. 품는 것의 은총에 관해 성경의 인물, 보아스를 예로 들어 설명한 서 목사는 수먼 감독을 비롯해 함께한 모든 이들에게 품음으로써 ‘빛나는 보아스’가 되길 바란다고 축복했다.

 

축사를 전하는 서후현 목사
축사를 전하는 서후현 목사
축사를 전하는 신태하 목사
축사를 전하는 신태하 목사

 

두 번째 축사자로 등단한 신태하 목사(보문제일교회)는 자신이 미국에서 목회할 때 만난 많은 사람들 중에서 친구로 만난 사람이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고 소개했다. 수먼 감독을 선교사역으로 만나지 않고 친구로서 만났기에 지금까지 좋은 인연으로 교제하고 있다며 책 출간을 축하하고 앞으로도 하나님께서 좋은 길로 열어 가시기를 축복한다고 전했다. 계속하여 목회자들은 예수의 제자로서 그를 닮아가는 것이 중요한데 예수처럼 낮아진 곳에서 훈련 받고 하나님의 사람으로 훈련 받아 목회자의 삶을 살아가니 의미가 깊다며 그 스토리를 통해 하나님의 복이 흘러가는 통로로 살아가길 축복한다고 전했다.

마지막 축사자인 박대일 목사(청량리교회)는 잠시 책을 읽으며 단기선교에서 처음 만났을 때를 떠올렸다고 인연을 소환하면서 책이 인연을 다시금 떠올리게 하는 통로가 됐다고 언급했다. 수먼 감독은 ‘겉은 네팔인이지만 속은 한국인’이라며 그를 만날 때마다 참된 목회자요 선교사라고 생각했다는 말로 수먼 감독을 소개했다. 수먼의 스토리는 하나님의 선교 이야기라며 책을 읽는 이들마다 한 사람의 인생을 통해 일하신 하나님의 역사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가까운 사람들에게 선물하고픈 책이라며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전했다.

 

축사를 전하는 박대일 목사
축사를 전하는 박대일 목사

 

이어 책을 출판한 신앙과 지성사 대표 최병천 장로가 출판 배경과 과정에 관해 소개했다. 최 장로는 신앙과 지성사가 비록 작은 출판사지만 좋은 책을 만들어내기 위해 나름대로 애쓴다며 ‘올해의 우수도서’에도 다수의 책이 선정된 바 있다고 소개했다. 네팔신학교 도서관에 영어 원서 2만 권 이상을 보내는 것이 선교적 과제라며 현재까지 3천 권을 보냈다고 전했다. 항공발신비도 많이 소요되는데 여러 감리교회들이 연합하여 해낼 수 있었다며 계속해서 양서를 보낼 수 있도록 관심 가져 달라고 안내했다. 수먼 감독의 책은 외국인선교의 무한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기회라며 책을 발간하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수먼 감독을 만났을 때 삶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내자고 자신이 먼저 제안했다며 사양하는 수먼 감독을 설득했다고 소개했다. 한국말은 어느 정도 하지만 글에는 자신 없다는 수먼 감독에게 정리연 작가(에큐메니안)를 소개해 작업하게 했다며 정리연 작가가 네팔 현지에 2주 동안 머물며 인터뷰하기도 했다고 부연한 후 참석자들에게 정 작가를 소개했다.

 

출판 배경과 경과에 관해 설명하는 최병천 장로
출판 배경과 경과에 관해 설명하는 최병천 장로
격려사는 전하는 안호선 목사
격려사는 전하는 안호선 목사

 

그리고 이어진 격려사는 안호선 목사(안산제일교회 선교담방 부담임)와 이덕주 교수(감신대 명예교수)가 차례로 전했다. 안호선 목사는 수먼 감독과 안산제일교회와의 인연을 언급한 후 수먼 감독의 책은 하나의 이야기(story)로써 삶을 향한 고민과 존재가 들어 있어 힘이 있다고 소개했다. 안산에는 10만 명의 이주노동자들이 있다며 책이 그들에게 귀한 힘과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신이 네팔 신학교를 방문하여 60명이 훈련 받고 있음을 봤다며 수먼 감독의 가르침으로 인해 진실한 하나님의 사람들로 잘 훈련되어 귀하게 쓰임 받는 일꾼들이 되길 기원한다고 축복했다.

이덕주 교수는 수먼과의 인연이 20년 됐다며 수먼을 비롯해 네팔과 캄보디아 등에서 온 신학생들이 힘들게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통해 함께 기도했다고 소개했다. 그들 스스로 모임의 이름을 ‘겨자씨기도회’라고 명명해 기도하면서 마음 속에는 자괴감이 있었다며 그것은 곧 ‘우리는 하잘 것 없는 존재’라는 생각이었다고 전했다. 특히 본국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게 얼마나 힘든 것인지 알기에 스스로를 겨자씨와 같은 존재로 여긴 듯 하다고 부연했다. 그들에게 성경에서 언급한 겨자씨의 의미를 들려주면서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며 그 자부심으로 버텨 지금은 거목이 됐다고 강조했다. 큰 나무가 되어 많은 새들이 깃드는 거목으로 성장하는데 20년이 걸렸다며 책에는 도움 받은 사람의 이름이 60명 정도 되지만 실제 하나님이 보내신 천사는 갑절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수먼 감독은 이제 네팔의 거목이 되어 겨자씨를 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우리의 일은 그가 400개의 네팔감리교회들을 관리하고 200명의 졸업생들과 신입생들이 있는 네팔신학교를 잘 이끌도록 기도해야 할 것이다.”라고 권면했다. 계속해서 그가 네팔에서 그 역할을 잘 감당하도록 기도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이룬 교회 성장이 네팔에서도 일어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하고 관련맺어 가야 할 것이라며 특별히 외국인과 결혼해 동고동락한 부인 박옥례 사모를 향해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며 참석자들의 박수를 유도하는 것으로 격려했다.

수먼 고우덤 감독 부부를 불러내 이들과의 인연을 설명하며 격려사를 전하는 이덕주 교수
수먼 고우덤 감독 부부를 불러내 이들과의 인연을 설명하며 격려사를 전하는 이덕주 교수
출판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수먼 고우덤 감독
출판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수먼 고우덤 감독

 

마지막으로 수먼 고우덤 감독이 감사한 마음을 담아 인사했다. 최병천 장로의 책 발간 제안을 거절했지만 결국 발간하게 됐다며 후원자들과 관련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책을 발간하는 과정에서 부담이 많았다며 앞으로 더 똑바로, 강하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거듭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책에서 이름이 틀린 분들에게 미안하다며 한글에 서툴러서 그렇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유발했다.

최병천 장로와 정래연 작가에게 감사를 전하고 특별히 이덕주 교수께 감사의 마을을 전했다. 감신대에서 공부하면서 분위기 적응이 힘들어 1학년을 마친 후 그만 두려고 했을 때 붙잡아 주신 분이 이덕주 교수라며 그때 붙잡아 주지 않았다면 오늘의 자신이 없었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안산제일교회(고훈 목사)에서의 사역에 관해 언급하면서 감사를 전한 후 한국에서의 생활을 마치고 2011년 네팔로 돌아가 사역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자신이 한 일은 없고 하나님께서 모든 일을 행하셨다고 신앙고백했다. 끝으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길에서 그 뜻대로 쓰임 받길 원한다는 말로 인사를 마쳤다.

선교국 태동화 총무의 축도로 출판감사예배를 마쳤다. 태 총무는 축도하기 전에 감리교 선교의 효시 아펜젤러의 순직 연도(1902년)에 기감 최초의 해외선교사(홍승하 전도사/ 하와이)를 파송했다는 점과 지금까지 기감은 전 세계에 2,400명 이상의 선교사를 파송했고 현재 81개국에서 1,285명의 선교사들이 사역하고 있음을 언급했다. 이러한 선교 물줄기의 영향을 받은 수먼 감독의 헌신과 사역을 통해 네팔의 선교 역사가 더욱 확장될 것이라고 믿는다는 말로 축복했다.

축사를 전한 후 축도하는 태동화 총무
축사를 전한 후 축도하는 태동화 총무

 

수먼 고우덤이 걸어온 삶의 길 … 책 내용 요약

태어나자마자 미래의 꿈을 꾸는 것에 한계가 정해져 있다면 어떨까? 누구나 노력하면 기회를 얻어 대통령이 되고 대학교수나 기업가의 꿈을 이룰 수 있는 대한민국과 달리 남아시아의 네팔은 계급에 따라 정해진 한계가 있다. 이는 힌두교의 영향으로 생긴 카스트라는 계급제도 때문이다. 네팔은 1963년에 카스트제도 폐지법을 제정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 관습과 문화는 사라지지 않았다. 이름의 성과 외모만 보고도 어느 카스트인지 알 수 있기에 쉽게 관습을 뿌리 뽑는 것이 어렵다.

카스트는 브라만, 체트리, 바이샤, 수트라 네 개의 등급으로 나눠져 있지만 세부적으로는 다양하다. 예전에는 카스트제도로 직업까지 정해졌을 정도다. 성직자나 학자 등 정신적 측면이 강조되는 직업은 브라만의 몫이고 상업이나 공업에 해당하는 직업은 낮은 카스트의 몫이었다. 또 카스트제도에 속하지 못한 ‘불가촉천민’(달리트)이 있다. 이들의 인구 비율은 약 20%로 알려져 있다. 보통 시골 변방에 격리되어 거주한다.

수먼은 브라만 계급에서 태어났지만 시골의 가난한 집안이었다. 가족과 이웃, 동네 모두가 가난했다. 그래서 돈을 벌기로 했고 해외에서 일하면 돈을 많이 받는다는 말에 사우디아라비아와 말레이시아, 한국 사이에서 고민했다. 모두 모르는 나라지만 돈을 많이 준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에 생각이 거듭 바뀌었다. 결국 한국으로 결정한 그가 브로커를 통해 김포공항에 도착한 날이 1991년 10월 18일, 그의 나이 20세였다. 그때부터 한국에서 가구공장 노동자의 삶이 시작됐고 개신교로 개종하는 ‘중생체험’도 했다. 취업비자를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한 공장주의 배신으로 불법체류자가 되어 신분을 회복하는데 많은 돈을 써야 했고 다시 유리공장으로 옮겨 일했다.

그 시기에 신학교 공부를 결심하고 주경야독(晝耕夜讀)을 시작했으나 지치고 힘들어 자살까지 생각했다. 고단함으로 지친 삶에 평안을 주고픈 마음에서 스스로 목숨을 거둘 생각까지 하던 찰나에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고 마음을 바꾸자 곧 천사가 나타났다. 거주지 문제로 고민하던 자신에게 교회의 전도사로부터 집에 들어와 함께 살아도 된다는 제안을 받은 것이다. 게다가 인생의 반려자를 만나는 축복도 누렸다. 그가 바로 지금의 아내인 박옥례 사모다.

조국을 떠나 한국으로 온지 7년 만인 1998년, 네팔로 잠시 돌아갔다. 힌두교를 포기하고 개신교인이 된 그를 반길리 없는 가족들의 핍박을 꿋꿋이 이겨내며 견디던 그에게 가장 먼저 힘이 되어준 사람은 아버지였다. 어느날 성경을 달라고 하여 두 달 동안 읽은 아버지가 하나님의 일을 하겠다는 자신에게 “네가 가는 길은 힘들고 어렵겠지만 계속 가라. 나는 뭐라고 하지 않겠다.”라며 주변 사람들의 공격으로부터 방패가 되어 주었고 하나님을 믿겠다는 고백까지 했다. 그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준 아버지였지만 곧 하나님 곁으로 떠나고 말았다. 그러나 아버지의 장례식장에 있을 수 없었다. 개신교인이 된 그를 친척들이 내쫓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눈물로 떠나보낸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쫓겨난 그는 장례식이 끝난 후에야 집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고픈 마음에서 비자를 기다리던 그에게 소식이 온 것은 2003년 2월, 한국에 다시 돌아온 그는 세신교회 김종수 목사를 찾았다. 김종수 목사가 세신교회 교우들과 네팔에서 단기선교를 할 때 통역하며 인연을 맺었다. 김종수 목사는 그가 감신대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학자금과 숙소를 후원했다. 그렇게 감신대에서의 신학생 생활이 시작됐고 그때 만난 인생의 은인, 은사가 한국교회사를 가르치던 이덕주 교수다. 세신교회 교육관에서 함께 지내며 감신대에서 공부하던 김호운 전도사(중국인 유학생)의 소개로 만난 이덕주 교수는 그에게 인생의 멘토요 스승이었다. 이덕주 교수의 주선으로 당시 네팔,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몽골, 베트남, 일본, 브라질, 중국, 카자흐스탄 등에서 유학 온 10여 명의 외국인 유학생들이 모임을 결성했다. ‘겨자씨기도회’(눅 17:5~6)라고 이름 붙이고 매주 수요일마다 이덕주 교수의 연구실에 모여 예배했다. 그때 이덕주 교수의 메시지는 그와 유학생들에게 한 주간을 살아내는 영양분이 됐다.

2006년 4학년 때부터 선교사 훈련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학부 졸업 후 곧바로 신학대학원에 입학해 2009년 2월 졸업했다. 이어 한 달 후 조국 네팔로 돌아갔다. 네팔에서 사역하기 위해서였다. 한국으로 올 때는 혼자였지만 두 번째 조국으로 돌아갈 때는 아내 박옥례 사모와 딸 소피아가 함께했다. 그러나 네팔에서의 사역 준비가 되어있지 않음을 깨닫고 6개월 만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안산제일교회(고훈 목사/허요한 목사)에서 주말에만 네팔예배 담당전도사로 사역하면서 외국인 근로자들을 돌보는 일에 헌신했다. 그리고 평일에는 화재보험회사에 취직해 개인상해보험에 가입한 네팔 사람의 통역 역할을 했다. 그렇게 ‘이중 생활’을 1년 동안 어어갔으나 마음은 편치 않았다. 하나님의 일을 하겠다고 서원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보험회사를 사직하고 부인과 함께 기도하며 하나님께서 길을 열어 주시길 기다렸다.

1학기 과정만 마친 상태로 중단했던 선교사 훈련이 2011년 스리랑카에서 재개된다는 것을 알았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해외훈련 과정을 마칠 수 있었다. 대한수도원 박명희 원장의 후원이었다. 그리고 하나님의 이끄심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덕주 교수의 소개로 미국 웨슬리신학대학원 신경림 부총장을 만났고 그 인연으로 박사과정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됐다. 미국과 한국, 중국의 캠퍼스를 돌며 코스웍을 마치고 미국에서 졸업했다.

그리고 2011년 4월 계속 기도하던대로 조국 네팔을 향해 떠났다. 네팔에 교회와 신학교를 세우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먼저 네팔에 입국해 신학교 사역을 하고 있던 박대인 선교사의 제안에 따라 신학교 사역에서 가르치기 시작했다. 동시에 교회도 개척했다. 그해 목사고시에서 성경과목을 패스하지 못해 목사 안수를 받지 못했고 그에 따라 선교사로 파송 받지 못한 상태였기에 후원교회가 없어 생활은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그럴 때마다 하나님은 돕는 천사의 손길을 통해 그와 가족을 보호하시고 인도하셨다.

2012년 목사고시에 합격해 2013년 4월 베다니교회에서 개최된 서울남연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목사가 되어 선교사로 파송받은 이후 교회 사역에도 힘이 붙어 성도 수는 늘었고 예배처소로 사용한 집이 작아 넓은 장소를 임대했다. 드러내고 전도하는 것이 금지된 나라에서 불가능한 일로 여겼지만 하나님은 그렇게 역사하셨다. 그때 이덕주 교수가 네팔을 방문해 교회에서 설교하고 신학교도 둘러보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힌두교가 깊은 나라에서 하나님을 믿고 교회에 다닌다는 것은 여간한 용기로 힘들다. 눈에 보이는 것을 신으로 섬기는 네팔인들에게 보이지 않는 하나님이 신이라고 전하면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네팔에서의 전도는 더욱 어렵다. 오직 믿음의 눈과 마음으로 전해야 한다.

네팔감리교회는 2011년 공식출범을 하면서 임근화 선교사가 초대 감독을 맡아 8년 동안 수고한 후 2019년 10월 제2대 감독으로 수먼 고우덤이 피선됐다. 그 이전부터 네팔선교에 큰 힘이 되어주던 꽃재교회 김성복 목사가 방문해 축하하고 목회자 세미나도 열었다. 꽃재교회는 네팔신학교 운영을 위해서도 큰 후원자가 되었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위기도 있었지만 지금은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딸 소피아가 하나님의 일을 하겠다며 2024년 감신대에 입학해 공부하고 있는 것도 하나님의 은혜다.

2011년 남아공에서 열린 제19차 세계감리교대회에서 세계감리교협의회(WMC) 회원국이 된 네팔감리교회는 현재 10개 지방 417개 교회 규모로 성장했다. 올해 2월 홍콩에서 열린 아시아감리교협의회(AMC)에서 회원국으로 승인받았다. 2011년 수도 카트만두에 설립한 네팔 감리교신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BBS 과정(2년), 목회자 자녀 장학금 사업, 청년 사업, 재난구호 사업을 이끌고 있다.

수먼 감독은 매일 새롭게 시작하는 기적 같은 하루를 맞으면서 마음 속에 그린다. 네팔의 태양이 솟아오르듯이 이미 하나님의 나라가 된 네팔을.

 

격려사를 전하면서 부부에게 손을 잡으라는 이덕주 교수의 '호통'에 손을 잡고 겸연쩍어 하는 수먼 감독과 박옥례 사모
격려사를 전하면서 부부에게 손을 잡으라는 이덕주 교수의 ‘호통’에 손을 잡고 겸연쩍어 하는 수먼 감독과 박옥례 사모
출판감사예배가 열린 감신대 웨슬리세미나실 입구에서 축하객을 맞이하는 수먼 감독과 가족들(수먼 감독 뒤에 보이는 이가 딸 소피아, 그 위 흰색 상의 입을 이가 박옥례 사모)
출판감사예배가 열린 감신대 웨슬리세미나실 입구에서 축하객을 맞이하는 수먼 감독과 가족들(수먼 감독 뒤에 보이는 이가 딸 소피아, 그 위 흰색 상의 입을 이가 박옥례 사모)
예배 사회 전완 목사
예배 사회 전완 목사
예배 기도 원영만 목사
예배 기도 원영만 목사
특송하는 꽃재교회 선교부
특송하는 꽃재교회 선교부
기도하는 참석자들
기도하는 참석자들
김종수 목사의 설교를 경청하는 참석자들
김종수 목사의 설교를 경청하는 참석자들
축도하기 전에 축하의 메시지를 전하는 태동화 총무
축도하기 전에 축하의 메시지를 전하는 태동화 총무
포스터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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